1998년 월드컵에서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리키마틴이란 가수가 주제곡으로 La Copa De La Vida (The Cup of Life)를 불렀다. 1999년에는 Livin’ la Vida Loca(*1)를 불러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히트를 쳤다. 한국에도 영향을 끼쳤으며 라틴 열풍이 불었다. 한국에서 많은 살사 동아리가 생겼고, 살사 전용 클럽도 많이 생겨났다.
한국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살사를 즐기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다. 처음엔 온원스타일을 추기 시작했으며 2004년부터 온투살사를 추는 사람도 늘기 시작했다. 점점 온원살사는 안 추게 되고 결국엔 온투살사만 추는 사람만 남았다. 중남미 문화권의 또 다른 댄스인 바차타도 한국에서 유행했으며, 지금은 텐션 위주의 바차타인 센슈얼바차타가 대세가 되었다. 지금은 살사 클럽에 가면 온투살사와 센슈얼바차타를 비슷한 비중으로 추는 문화가 되었다.
1. 온원의 유행
1997년에 한국 최초의 살사 클럽인 ‘마콘도’가 홍대역 근처에서 오픈했다. 처음에는 쿠반스타일의 온원살사를 추기 시작했다. 그당시에 살사를 잘 추는 한국인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한국에 사는 중남미 라틴 사람에게 살사를 배웠다. 중남미 국가에서 쿠반스타일 살사는 일반인이 많이 즐기는 댄스이다.
몇년 후에는 미국에 살사 유학을 다녀 온 한국인이 생기기 시작하고, 그들의 강습으로 살사 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한다. 미국에서 배워온 살사는 LA스타일(*2)의 온원살사였고, LA스타일이 대세가 되면서 쿠반스타일은 추지 않게 된다.
온원살사는 배우기 쉬웠고, 급속도로 젊은이들 사이에 퍼져나갔다. 많은 살사동아리가 생기고 살사인구는 계속 늘었다. 지금은 온투살사가 대세가 되었고, 한국에서 온원이 다시 살아날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일반인의 남자에게 온원과 온투를 동시에 잘 추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2. 온투의 유행
사실 살사음악의 결정체는 맘보이다. 미국에서 재즈가 높이 평가되듯이 중남미에서는 라틴재즈인 맘보란 장르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처음엔 이해하기 어려운 곡이지만 들을 수록 매력이 있기에 오랫동안 중남미에서 사랑받고 있다. 그리고 맘보곡을 들으며 추는 댄스가 온투살사인 것이다.
2003년 온투의 유명 댄서인 프랭키의 공연(*3)이 많은 살사인 특히 남자들에게 엄청난 감동을 주게 된다. 온원만 추던 살사인들은 그때부터 뉴욕의 온투살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결국 수년 후에 한국에서는 온투 살사만 추게 된다.
3. 바차타의 유행
2000년대 후반부터 바차타도 한국에서 유행하였다. 발생지인 도미니카의 바차타와는 다르게 화려한 스텝은 없고 적당한 패턴과 밀착이 있는 스타일로 춤을 췄다. 바차타의 유행의 배경에는 살사의 네트워크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이미 살사를 통해 전국의 남녀에게는 서로 많은 지인들이 있었다. 살사는 다소 격렬하므로, 친한 사람들끼리 로멘스를 즐기는 시간도 필요했을 것이다.
다소 시들해졌던 바차타가 2010년대 후반부터 센슈얼바차타로 다시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이전의 바차타의 유행과 다른 점은 대부분의 사람이 살사를 시작해서 바차타도 추는 형태가 아니라 처음부터 바차타를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살사보다 배우기 쉽다는 것이 메리트인 것같다.
처음에는 패턴이 적었는데 지금은 계속 좋은 패턴들을 댄서들이 만들어 내면서 글로벌로 유행하고 있다. 바차타곡이 라틴 문화권에서 인기 장르인 것도 센슈얼바차타 유행의 원동력이다. 유트부에서 인기 곡들은 1억 뷰를 넘는다.
4. 한국에서의 라틴댄스의 전성기와 침체기
2000년대 후반에는 살사 인구도 많았으며 큰 행사도 많았기에 이때를 살사 전성기로 본다. 한국에서 규모있는 행사인 살사 콩그레스(Korea Salsa Congress)가 2003년에서 2009년까지 있었다. 많은 동아리가 계속 번성해서 많은 살사 인구가 계속 유지 되었다. 2010년 이후에는 큰 행사도 없었고 많은 살사동아리에서 회원 수가 줄기 시작했다.
침체기가 생긴 이유는 온투살사의 난이도의 진입장벽, 큰 행사의 감소 등일 것이다. 온원살사와는 달리 온투살사는 실력이 느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 1년을 넘게 연습을 해서 겨우 한곡을 추게 된 후에도 텐션과 음악을 제대로 즐기기엔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후에도 기존의 고수들과 실력이 비교되면서 절망감을 여러번 느끼며 결국에는 포기하게 된다.
바차타가 젊은 사람들에게 건전하게 보이지 못한 것도 라틴댄스 침체의 한 이유다. 도미니칸바차타와 같이 스텝을 즐기는 바차타가 정착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2010년 이후에는 라틴댄스를 즐기는 인구는 줄어만 갔다.
5. 한국에서 라틴댄스의 역할
한국은 댄스를 좋아하는 민족이다. 1960년대 사교춤의 사회적 이슈도 그랬고, 1980년 디스코붐도 있었다. 1990년대에는 ‘서태지와 아이들’을 시작으로 공연 댄스의 붐이 일었다. 현재 공연 댄스는 완전히 정착되어 있다.
공연 댄스의 단점은 평소에 즐기기 힘들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나이트클럽에 가서 춤을 추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문화가 있었다. 많은 오프라인 모임이 있지만 예전같이 평소에 춤을 추는 문화는 매우 부족하다, 그 빈공간의 욕구를 라틴댄스 문화가 채워줄 것이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건전하게 정착시키냐 하는 것이다.
어떤 스포츠나 레저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 받기위해서는 초보자와 고수가 모두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배드민턴이다. 배드민턴은 첫날부터 재미있고, 고수가 되어도 그 나름의 즐거움이 있다. 그리고 현재 배드민턴은 너무나 잘 정착되어 있다. 라틴댄스는 배드민턴보다도 더 적은 공간으로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다.
현재 한국 사회는 건전한 이성의 만남을 만드는 공간이 더욱 필요하다. 그 증거로 출산율을 들 수 있다. 건전하게 많은 이성을 만나 봐야지 거기서 자신에게 맞는 이성도 만날 수 있는 것 아닌가. 좋은 방향으로 커져가면 국가에서 지원도 많이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